[Network] 네트워크 기초 이론 13강 — LAN과 WAN을 구별하는 방법: 크기가 아니라 물리와 논리
네트워크 기초 이론 시리즈 정리 — 13강. 참고: 널널한 개발자 TV, LAN과 WAN을 구별하는 방법 (재생목록)
LAN과 WAN은 네트워크 공부 초반에 만나는 용어다. 보통은 이렇게 배운다 — LAN(Local Area Network)은 지역 네트워크, WAN(Wide Area Network)은 광역 네트워크. 즉 지역의 크기로 둘을 가른다. 그런데 이 기준은 파고들수록 손에 잡히지 않는다. 이번에는 크기 대신 쓸 수 있는 다른 구별 기준을 정리한다. 표준 정의를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라,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데 더 유용한 관점 하나를 세우는 것이다.
크기 기준의 곤란함
"크다·작다"는 상대적인 말이다. 어디까지가 지역인가 — 사무실 하나? 건물 하나? 캠퍼스 전체? 경계를 그을 수가 없다.
더 나아가 VPN 같은 기술을 만나면 크기 기준은 아예 무너진다. 서울의 장비와 부산의 장비가 한 네트워크에 있는 것처럼 묶이는데, 이걸 지리적 거리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. 크기와 거리는 LAN/WAN을 가르는 본질이 아니라는 얘기다.
물리와 논리 — 그리고 인터넷의 정체
컴퓨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진다. 하드웨어를 설명하는 어휘가 피지컬(physical), 소프트웨어를 설명하는 어휘가 로지컬(logical) 이다. 그리고 IT에서 로지컬은 버추얼(virtual) 로 바꿔 써도 통한다.
여기서 한 가지를 생각해 보자. IP는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프로토콜이다. 프로토콜은 소프트웨어 체계다. 그렇다면 IP 위에 성립하는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는 —
인터넷은 논리(logical) 네트워크, 곧 가상(virtual) 네트워크다.
인터넷은 케이블 뭉치가 아니다. 물리 네트워크들 위에 소프트웨어로 세워진 논리적 구조물이다. 그리고 전 지구가 함께 쓰니, IP는 광대역 네트워크를 위한 통신 프로토콜이라 할 만하다. 이 문장이 이번 정리의 기둥이다.
LAN — 하드웨어로 설명되는 네트워크
이 관점에서 LAN은 하드웨어(물리)로 설명되는 네트워크다. 계층으로 보면 1~2계층, 흔히 액세스(access) 영역이라 부르는 부분이다.
이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식별자는 MAC 주소다 — 48비트(6바이트)로 구성된 하드웨어 주소이고, 2강에서 정리했듯 NIC에 부여된다. 즉:
LAN은 MAC 주소에 기초해서 작동하는 네트워크다.
WAN — IP 주소로 작동하는 논리 네트워크
반대편의 WAN, 그 대표인 인터넷은 논리로 설명되는 네트워크다. 3~4계층에서 가장 중요한 식별자인 IP 주소가 기준이 되어 작동한다.
그림으로 놓으면 상하 관계가 보인다. 인터넷은 LAN들을 기반으로 그 위에 존재한다.
┌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┐
│ 인터넷 = 논리(가상) 네트워크 │ ← IP 주소로 작동 — WAN
└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┘
▲ 그 아래를 받치는 물리 기반 ▲
┌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┐ ┌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┐
│ LAN A │ ─── 라우터 ─── │ LAN B │ ← MAC 주소로 작동 — 물리
└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┘ └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─┘
주소 둘의 역할이 정확히 갈린다. IP 주소로 무언가를 식별하며 움직이는 세계가 인터넷(WAN)이고, 그 인터넷을 발밑에서 받치는 물리 네트워크는 MAC 주소로 움직인다.
세 번째 기준 — 브로드캐스트가 닿는 범위
주소들 중에는 특수 주소가 있는데, 그중 하나가 방송 주소(broadcast address) 다. 특정 상대 하나가 아니라 네트워크 전체에 방송하듯 뿌리는 트래픽에 쓰인다.
이 브로드캐스트 트래픽이 도달하는 범위까지가 LAN이다. 라우터는 브로드캐스트를 밖으로 넘기지 않으므로, 이 범위는 라우터에서 끊긴다 — 네트워크 용어로 브로드캐스트 도메인과 같은 말이 된다. 브로드캐스트 자체(유니캐스트·멀티캐스트와의 구별)는 뒤의 강에서 따로 다룬다.
세 기준을 모으면 이렇게 된다.
| 구분 | LAN | WAN(인터넷) |
|---|---|---|
| 성격 | 물리 — 하드웨어로 설명 | 논리(가상) — 소프트웨어로 설명 |
| 계층 | 1~2계층 (액세스 영역) | 3계층 이상 |
| 작동 기준 주소 | MAC 주소 | IP 주소 |
| 범위 | 브로드캐스트가 닿는 곳까지 | 전 지구 |
이 구별이 실제로 갈라주는 것들
- VPN이 자연스럽게 설명된다. 물리적으로 수백 km 떨어진 두 지점을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묶는 기술 — 크기 기준으로는 모순이지만, "논리 네트워크는 물리 위에 얼마든지 다시 그릴 수 있다"는 관점에서는 당연한 일이 된다. Virtual Private Network라는 이름 그대로다.
- VLAN도 같은 틀에 들어온다. 스위치 한 대(물리)를 논리적으로 여러 LAN으로 자르는 기술인데, 그 "자른다"의 실체가 바로 브로드캐스트 도메인의 분할이다. LAN의 경계가 브로드캐스트 범위라는 세 번째 기준과 정확히 맞물린다.
- "같은 LAN인가"라는 질문의 실익. 상대가 같은 LAN에 있으면 MAC 주소로 직접 닿고, 아니면 라우터(게이트웨이)에게 넘겨야 한다 — 6강의 경로 선택이 시작되는 지점이다. 라우터를 만나는 순간이 곧 LAN의 경계를 넘는 순간이다.
정리
- 교과서 구별은 지역 크기(local/wide)지만, 크기는 상대적이라 경계가 그어지지 않는다. VPN 앞에서는 아예 무너진다.
- 대신 세 가지 기준으로 구별한다 — ① 물리로 설명되면 LAN, 논리로 설명되면 WAN ② MAC 주소로 작동하면 LAN, IP 주소로 작동하면 WAN ③ 브로드캐스트가 닿는 범위까지가 LAN.
- 인터넷은 LAN들 위에 소프트웨어로 세워진 가상(virtual) 네트워크다. 이 사실 하나는 계속 들고 간다 — 이후 터널링·오버레이·VPN이 전부 이 문장 위에서 이해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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